이미지 크게보기전투기 공장 향하는 김정은 차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수행인력 등이 탄 차량들이 15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 기차역 근처를 지나 유리 가가린 전투기 제조 공장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150여 개인·단체 제재

우크라전쟁 연관 개인·기업 제재
동맹국 튀르키예 업체까지 포함

러, 미 외교관 2명에 추방 통보
북러회담 기점 미·러 충돌 심화

워싱턴=김낙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러 정상회담 하루 만인 14일(현지시간)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송하는 데 관여한 러시아인을 비롯해 150여 곳의 개인과 단체·기업에 대해 대규모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북·러 무기거래 시 고강도 제재에 나설 것을 분명히 한 것은 물론 동맹국 기업까지 예외 없이 제재함으로써 러시아와 거래한 제3국 기업·개인에 대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적용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러시아는 주러 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2명에 대해 추방을 통보하는 등 북·러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러 간 정면충돌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물자 등을 공급한 각국 개인과 단체, 기업 등 150여 곳을 무더기 제재한 사실을 발표했다. 미국은 이번 제재에 북한의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그룹에 대한 탄약 등 군수물자 제공에 관여한 러시아 국적자 파벨 파블로비치 셰블린(34)을 포함함으로써 북한의 대러 무기지원 가능성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러시아에 어떤 종류든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또다시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동맹국 기업까지 예외 없이 제재 대상에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재무부는 핀란드 물류기업 시베리카·루미노에 대해 “러시아에 근거를 둔 최종 사용자에게 외국 전자기기를 배송하는 데 특화된 네트워크”라고 제재 사유를 밝혔고, 이중용도(군수용으로 전용 가능한 물품) 품목을 러시아에 공급한 튀르키예 기업들도 제재했다. 자동차기업 모스크비치, 에너지기업 가즈프롬 네드라 등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러시아 기업도 제재대상에 포함해 제재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했다.

러시아는 이날 린 트레이시 주러 미국대사를 초치해 외교관 2명에 대한 추방을 통보하는 등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들이 간첩혐의자로부터 정보를 받았다며 “미국이 옳은 결정을 내리고 대결적 조처를 자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건설적·외교적 관여보다 충돌과 긴장 고조를 택했다.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의 외교적 긴장 관계가 고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