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동물보호법 위반 정황이 드러난 경기 화성시의 개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바라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사, 매월 번식장 찾아 운영에도 관여 드러나
동물단체 "어미 개 배 가르는 불법 시술 의혹도 있어"…경찰, 법규 위반 여부 조사

학대를 포함한 동물보호법 위반 정황이 드러나 김동연 경기지사가 직접 나서 140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해 왔던 경기 화성시의 개 번식장에 현직 경찰관이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사단법인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A 경사는 화성시 팔탄면 소재 B 번식장에 자금을 투자해 분양 수익에 따른 배당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B 번식장은 일정 금액을 받고 투자자들에게 어미 개를 분양한 뒤, 태어난 새끼가 경매장 등을 통해 팔려나가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사는 투자를 했을 뿐 아니라 매월 여러 차례씩 B 번식장을 찾아 직접 어미 개들을 돌보는 등 운영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B 번식장은 지방자치단체 신고를 거친 합법 시설이지만, 허가 조건보다 1000마리나 많은 개를 좁은 공간에 방치하는 등 학대했다. 또, 개 사체 100여 구를 신문지에 싸서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불법적인 운영을 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위액트 측은 "B 번식장은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불법 시술을 해왔다는 의혹도 받는 곳"이라며 "이런 시설에 경찰관이 투자하고 주기적으로 일까지 도왔다는 건 심각한 도덕 상실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남경찰서는 A 경사의 행위에 법규 위반이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A 경사는 자신에 대한 논란에 "운동하면서 만난 지인과 함께 투자했다"며 "작년까지만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1일 B 번식장과 관련한 위액트의 SNS 제보를 받고, 도 특별사법경찰단과 축산동물복지국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개 1400여 마리를 구조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B 번식장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았으며, 이 중 581마리는 도가 시범 운영 중인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로, 103마리는 화성 도우미견 나눔센터로 각각 이송해 보호하고 있다.

해당 번식장을 관할하는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B 번식장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