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후쿠시마 방류 준비 지난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처리수 희석 및 방출 설비시설에서 오염처리수 방류를 준비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 어민 파산, 우려가 현실로

완도·통영 등 이자 연체 20%↑
“대출금 못 갚아 개인회생 신청”

정부, 급식에 수산물 확대 추진
유통업계는 안전성 검사 강화

완도=김대우·통영=박영수, 조해동·김만용 기자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안 해도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데 방류가 본격화되면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 이러다간 어민들 다 죽어날 것이다.”

24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가 개시되면서 전국 최대 전복 주산지인 전남 완도군 양식어가들이 소비 위축의 파고를 가장 먼저 맞고 있다. 7월 말 현재 완도지역 전복 생산 어가는 모두 2551곳으로 전국 전복 생산 어가의 71.1%를 차지한다. 예년 같으면 연중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활기가 넘쳐야 하지만 오염처리수 방류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22어가가 전복 양식을 포기하고 파산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해하는 어민이 늘고 있다.

군 파악 결과 올해 완도 전체 전복 생산량의 50%를 담당하는 완도 소안수협에 16어가, 금일수협에 6어가가 파산을 신청했다. 소비심리 위축에 가격하락, 파산신청 악순환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완도에서 15년간 전복을 양식한 한승남(63) 씨는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소식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가격이 2만 원이나 떨어졌지만 불안심리 때문에 찾는 사람이 없다”며 “시설에 5억 원에서 10억 원을 투자했는데 대출금을 갚지 못하다 보니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군 관계자는 “평년보다 전복 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이 있지만 오염처리수 방류 소식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뿐 아니라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 해역에서 가두리 양식을 하는 어민들도 소비 부진에 따른 대출금과 이자를 내지 못해 연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수산물 소비 감소로 올해 조합원들의 연체율이 지난해보다 20%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위축이 현실화하자 정부는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서울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을 만나 기업 단체급식에 국산 수산물 공급 확대 등을 요청했다. 유통업계도 초비상이다.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방류가 본격화함에 따라 수산물 방사능 검사 건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