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서 있기도 힘든…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미포항 부근에서 주민들이 힘겹게 강풍을 뚫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카눈’ 상륙 15시간 강타

18시 충북·21시 수도권 지나
내일 새벽3시 북한으로 빠져

강풍반경 300㎞ 전국에 영향
영동 일부 시간당 100㎜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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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10일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함에 따라 전국에 태풍특보를 발효했다. 상륙 후부터 15시간 동안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할 것으로 보이는 카눈은 느린 속도와 함께 강풍반경(풍속이 초속 15m 이상인 구역)이 300㎞ 이상돼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기상청은 카눈이 경남 거제 지역 상륙 후에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경상 서부와 충북, 수도권을 거쳐 북한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 상륙 지점과 가까워 초반에 직접 영향을 받는 부산과 울산을 포함한 경남 지역은 대부분 초속 25m 이상 강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태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남 동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며 강원 영동 지역에도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강원 영동 일부 지역에선 시간당 100㎜ 정도의 폭우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최근 장마로 인한 수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우로 인한 시설 침수 등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카눈은 당초 중심부 속도가 초속 35m 정도인 강도 ‘강’급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소 규모가 약해져 초속 32m 수준인 ‘중’급으로 진입했다. 내륙을 지나면서도 점차 세력은 약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강풍반경도 300㎞에 달하는 만큼 전국이 이날 하루 동안 강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1일까지 경상 해안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0m 내외, 강원 영동·충청은 초속 25∼35m, 수도권은 초속 15∼25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장익상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지만 강풍의 위력은 상당하며,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범위가 큰 만큼 전국이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겠다”며 “태풍이 물러난 후에도 주변부 영향에 따라 11일 오후까지 수도권에선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 인근에 상륙했고 대구·경북(정오)을 지나 충북(오후 6시)·수도권(오후 9시)을 거쳐 11일 오전 3시쯤 한국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15시간 정도 한국 지역에 체류하는 것이지만, 주변부 영향에 따라 11일 오후까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태풍 영향에 따라 해안 지역의 피해 우려도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 해안에 11일까지 너울과 매우 높은 파도가 밀려오겠고 태풍으로 인한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는 기상조 현상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해상에 걸쳐 시속 70∼130㎞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3∼7ｍ 이상의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