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규모 침수피해 우려
비상대응체제 등 일제히 가동
침수 예상지역 현장 순찰 강화
긴급출동 서비스 지원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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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카눈’이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손해보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부 지역 이남에 집중호우가 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태풍 진로에 수도권이 포함돼 대규모 침수 피해가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손보업계와 대응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10일 금융당국과 손보업계에 따르면 각사들은 태풍 ‘카눈’에 대비해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시키고 있다. 침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상습 침수지역을 순찰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차량 주인에게 대피 필요성을 안내하거나 견인 조치하고 있다. 또 빠른 대처를 위해 피해 예상지역에 긴급 출동 서비스 지원단을 집중 배치하고 보상 지원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지난해 악몽이 재현될 수 있어 경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고급차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이 태풍의 진로에 놓여 있어 경각심을 높이는 중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수도권 곳곳에 물 폭탄이 터졌던 지난해 8~9월 자동차 2만1732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침수 차량 피해액은 2147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추산됐다. 업계는 올여름에도 호우 피해가 잇따르면서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장마철(6월 27일~7월 28일)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 신고는 1722건, 추정 손해 액수는 145억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차량이 침수돼 파손된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 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되거나 주행 중에 물웅덩이를 지나면서 피해를 입은 경우도 보상 대상이다. 다만, 침수 우려 지역에 차를 세워뒀다거나 창문을 열어놓는 등 차주의 과실이 명백한 경우에는 보상이 제한될 수 있다. 차량이 전부손해(전손)돼 2년 안에 신차를 구입하고 보험사의 전부 손해증명서를 제출하면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과세 혜택은 피해 차량의 가액 한도 내에서만 받게 된다. 침수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자차 담보에도 ‘단독사고’ 특약이 포함돼야 침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자차 담보는 중도 가입도 가능하지만, 보험사들의 심사가 깐깐한 편이다.

침수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도 주의해야 한다. 주차장 주변의 물건과 시설물이 바람에 날리거나 떨어지면서, 또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기도 한다. 승하차를 위해 차량 문을 열다가 바람에 차 문이 꺾이는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최근 5년 동안 태풍 상륙 기간 자사에 접수된 자동차 피해 95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강풍(6500여 건)이 호우(3000여 건)보다 많은 피해를 일으켰다. 다만 호우로 차량이 침수됐을 경우 전손 처리하는 비율이 74%로 피해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풍으로 차량 전손 피해를 당한 경우는 2%에 불과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