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충북 주민 긴장감 고조

안동=곽시열·청주=김창희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부터 한반도를 관통함에 따라 지난해 태풍 ‘힌남노’와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과 경북 북부, 충북 청주지역에 또다시 ‘물폭탄’ 피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경북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범람해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냉천의 경우 지난 5월에서야 본격적인 복구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은 유실된 제방에 마대를 쌓고 준설과 지장물 제거 등 응급복구로 이번 태풍에 대비하고 있지만, 임시 대응에 그쳐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포항에선 지난해 힌남노 영향으로 냉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된 바 있다. 포항은 냉천 정비공사가 완전 마무리되기까지는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 시 산사태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컸던 예천 등 경북 북부지역도 비상이다. 이 지역 역시 응급복구만 마친 상태여서 폭우로 인한 추가 산사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초토화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한 주민은 “아직도 복구가 한창 진행 중인데, 또다시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려 걱정이 태산”이라며 “제발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폭우로 예천, 영주, 봉화, 문경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사망 25명, 실종 2명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주민들도 태풍 접근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겨우 수해 쓰레기를 치우고 침수됐던 가재도구와 생활용품을 말려 집안으로 정리했으나 또다시 태풍으로 침수 사태가 재발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집 보일러를 서둘러 가동해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가구들을 집안으로 들여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