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원희룡(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LH 발주 부실 아파트 사태 대책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민간단지 전수조사 돌입

국토부, 293곳 조사 마친 뒤
내달말 종합대책 발표 계획

LH 개혁까지 ‘투트랙’ 진행
“카르텔 혁파, 국민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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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무량판 공법’(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이 적용된 민간 발주 아파트 전수조사는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이권 카르텔 혁파’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무량판 공법 적용이 주차장뿐만 아니라 주거동까지 이뤄졌고, 이로 인해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진 상태여서 조사 대상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뢰 회복 없이는 건설 분야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 LH 전관의 민간 재취업을 규제하는 법률 개정 등 전례 없는 강력 조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오후 발표하는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은 크게 ‘민간 전수조사 계획’과 ‘LH 개혁안’ 두 축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국토부는 민간 전수조사의 경우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9월 말까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산하 지방국토관리청 인력 및 전문가 집단 등 총 1000여 명을 동원키로 했다. 조사 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293개 아파트 단지로, 이 중 3분의 1 정도는 주차장뿐 아니라 주거동에도 해당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크게보기기둥 추가설치 준비 2일 철제가 대거 빠진 부실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 오산시 세교2 A6블록 아파트 주차장에 기둥 추가 설치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문호남 기자

이로 인해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토부가 조사 대상을 2017년 이전에 준공된 단지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서울의 경우 서울숲트리마제(2017년 준공), 반포써밋(2018년),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2019년) 등의 주거동이 무량판 공법이 적용됐다.

또 국토부는 전날 LH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추가 조치도 발표한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LH가 2021년 내부직원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자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과잉금지’ 등 법률적 이유로 취하지 못했던 전관의 취업제한 조치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토부는 ‘공직자윤리법’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전·현직 직원 간 유착을 금지하고, 2급(부장급) 이상에 적용되는 취업 제한기준을 하향하는 한편 전관 소속 기업과의 계약 제한 등의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 신뢰회복이 이번 카르텔 혁파의 목표”라면서 “LH 직원들이 공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퇴직 이후에도 절대 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