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궁평 제2지하차도 수색작업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유실돼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해양 경찰과 소방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송 등 40명 사망 · 9명 실종

하천업무 국토부→환경부 인계
환경부는 “유지 · 보수는 지자체”
미비한 하천 관리가 부른 ‘官災’

전국 하천제방 170곳 유실돼
경찰, 침수 참사 전담팀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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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혜 · 김규태 · 강한, 청주 = 이성현 기자

17일 오전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차량 침수사고의 원인으로 미호강 관리 부실이 지목되며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된 국가하천의 치수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참사는 정부와 지자체의 미비한 하천 관리가 불러온 전형적인 ‘관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충북도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8시 40분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주관하는 미호천교 재가설 공사 현장 옆의 둑이 폭우로 늘어난 유량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하천물이 순식간에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와 발생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4시 10분 인근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오전 6시 30분에는 수위가 ‘심각’까지 도달해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구청에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교통통제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가 난 뒤 지역 주민들은 임시제방이 모래 자루를 쌓아 올리지 않고 긁어모은 모래로만 막아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하천인 미호강 관리 주체는 기본적으로 국가다. 하지만 5대강 본류와 일부 국가하천을 제외한 국가하천 유지·보수는 국고를 지원하면서 지자체에 위임돼 있다는 것이 물관리 주무 부처인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미호천교 개축과 관련한 하천점용허가는 관련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담당하던 때 지역 국토관리청에 의해 내려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물관리 일원화’ 차원에서 하천 업무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넘어오면서 관련 사안이 금강유역환경청에 인계됐다. 임시제방 건설이 필요한 공사 하천점용허가를 내준 당국과 미호강 관리를 위임받은 지자체가 위험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관리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청주시는 공사 기간에 제방 붕괴 지역에 대해서는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하천 제방 유실은 170건으로 나타났다.

충북경찰청은 도로와 제방 관리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경찰은 미호강 홍수 경보에도 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을 우선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