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캠핑장 등 부정예약 넘쳐
담당자 ‘직권취소’ 허용했지만
실효성 없어 시민들 민원 여전

서울시가 지난 1일부터 공공서비스 부정예약을 막기 위해 시스템 담당자가 부정예약 의심사례에 대한 직권취소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매크로(자동입력) 프로그램을 막을 방법이 없고, 직권취소 시 담당자가 사례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테니스코트와 캠핑장 등 시에서 관리하는 문화·체육시설 등에 대한 예약과 관련해 ‘테니스장 예약 시 3초 만에 마감된다’ ‘매크로 활용 부정예약 단속해달라’ 등 부정예약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문화·체육시설 등에 대한 예약을 시 공공서비스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받고 있다.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시설을 담당하는 각 기관·부서 담당자가 직접 등록하고 관리한다.

시는 부정예약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1일부터 구글 캡차(CAPCHA·사용자가 조건에 맞는 그림 등을 선택해 로봇이 아님을 인증) 기능을 모든 공공예약 서비스에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또 관리자가 수시로 점검해 비정상적인 예약으로 판단될 경우 직권취소할 수 있게 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서비스 예약개시 시점 이후 5초 이내에 예약이 완료된 건 등에 대해서는 매크로 등을 활용한 부정예약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건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직권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시의 이러한 조치에도 공공서비스 부정예약 방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고, 5초 이내에 예약을 정상적으로 완료한 건도 취소될 수 있으며 캡차 기능 도입도 권고에 그치기 때문이다.

매크로 제작·판매 업체들도 여전히 이틀이면 예약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기혁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5초 이내 예약 기준만으로는 관리자 직권취소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인력을 통해 부정예약 취소작업을 하기보다는 자동취소시스템을 고안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