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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배당 늘어… 경상수지 한달만에 마이너스

김지현 기자
김지현 기자
  • 입력 2023-06-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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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7억9000만 달러 적자

올해 누적 53억 달러 적자 기록
작년 같은 기간엔 +150억 달러

“상품수지 흑자가 경기개선 아냐
유가 오르면 다시 적자 가능성”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부진한 수출과 다시 늘어난 해외여행으로 인한 적자 행진을 해외 자본투자 소득 등 본원소득수지 흑자로 메꿔온 한국 경상수지의 구조적인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소득에 기대는 일본식 국제수지로 변하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획기적인 체질 개선과 개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7억9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올해 경상수지는 지난 1월(-42억1000만 달러)과 2월(-5억2000만 달러) 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가 3월(1억6000만 달러) 흑자로 깜짝 반등했으나 기조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경상수지는 이번 달까지 누적 53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연간 전망치(240억 달러)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한은은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나타났지만 향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부진으로 6개월 연속 적자였던 상품수지가 점진적인 적자 폭 축소 끝에 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을 가장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상품수지는 올 1월 역대 최대 규모인 73억2000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2월 12억9000만 달러, 3월 11억2000만 달러 적자로 규모를 줄였고 4월에는 5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반도체 등 핵심 품목의 수출 실적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4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40.5% 감소했고 전기·전자제품(-36.0%), 화학공업제품(-12.8%) 등도 감소했다. 승용차(40.9%)와 선박(62.7%) 등은 수출이 늘었지만 전체 수출액은 491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8% 감소했다.

수입액은 485억3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3.2% 줄었다. 특히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동기대비 20.5%나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원유(-30.1%), 가스(-15.5%) 수입액이 줄었는데, 지난해 지정학적 요인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품수지가 수출로 인해 개선된 게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기 개선과 거리가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어서 상품수지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흑자에도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나타내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에도 36억5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4월에는 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임금·배당 유출입을 나타내는 경상수지 항목인 본원소득수지는 올해 들어 대폭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 쌓아둔 유보금을 국내로 이전시키면서 배당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는 상품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일각에서는 상품수지 흑자로 외환을 벌어들이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구조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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