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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술 해외유출하면… 한국은 무죄, 대만은 실형

임정환 기자 외 1명
임정환 기자 외 1명
  • 입력 2023-06-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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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 양형기준 강화 건의

최근 5년간 93건… 月 1.6건꼴
1심 무죄 60%… 집유도 27%
진지한 반성 등 감경요소 많아
대만 간첩죄 적용 최대 12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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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기술 해외 유출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영향 기준과 불합리한 형의 감경요소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과 기술 경쟁 관계인 대만 등이 기술 유출을 ‘간첩 행위’로 분류해 대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계는 기술 유출이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중범죄인 만큼 양형기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제기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의 해외유출이 발생해 기업의 생존과 국가경쟁력을 위협하고 있으나 실제 처벌은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기술유출 범죄는 최근 5년간 총 93건이 적발됐다. 매달 1.6건꼴로 핵심 기술이 유출됐다.

반면 처벌 수위는 매우 약했다. 2022년 대법원 사법연감을 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총 33건 중 무죄(60.6%)와 집행유예(27.2%)가 총 87.8%를 차지했다. 실형과 재산형(벌금 등)은 각각 2건(6.1%)에 그쳤다.

전경련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도 현행 양형기준(1년∼3년 6개월)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과 기술 경쟁 중인 대만은 지난해부터 기술 유출을 간첩 행위에 포함해 엄벌하고 있다. 대만은 국가핵심기술을 해외에 유출하면 5~12년의 유기징역과 500만~1억 대만달러(약 42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최대 21년형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전경련은 현행 양형기준상의 감경 요소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비밀 침해 판결문 60건에 나타난 감경 요소 중 ‘형사처벌 전력 없음(32건)’과 ‘진지한 반성(15건)’이 가장 많았다. 전경련은 “기술 유출 범죄는 범행 동기와 피해 규모 등이 빈곤형 절도와 달라 초범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의 중소기업·스타트업에 대한 기술 탈취를 근절하기 위한 취지로 현행 3배 이내인 징벌적 손해 배상 범위를 5배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해외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국가정보원과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방·분쟁·회복단계와 인프라 구축 등 기술침해 전 과정에 걸쳐 통합·연계 지원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임정환·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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