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부실 심의 의혹
근태·업무추진비 문제도 조사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불공정 방송 사례 ‘봐주기 심의’ 논란에 휩싸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회계 검사에 들어간다.

7일 여권 관계자는 “방심위에 제기된 제보에 따라 방통위가 조만간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통위는 지난주 방심위를 찾아 검사 감독을 위한 자료제출 요청서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제출 대상은 지급된 보조금 집행 참여자와 집행 내역 등이다. 방심위는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불공정 방송 사례 민원을 접수하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심의를 연기하거나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심위가 KBS와 MBC의 편파방송을 묵인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가 드러났다”고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정연주 위원장의 근태 문제, 이광복 부위원장의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해서도 검사할 예정이다. 일부 시민단체가 방심위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조만간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는 대통령실의 KBS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에 따라 조만간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도 착수한다. 대통령실은 방통위가 방송법 시행령을 고치면 통합징수 근거가 사라져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방통위는 현재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에 따라 김효재 상임위원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토종 OTT 육성, 공공기관들의 YTN 지분 매각, 가짜뉴스 근절, 포털뉴스 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등 과제가 산적한 만큼 조속히 신임 방통위원장을 임명해 조직을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차기 방통위원장으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내정된 상태다. 이 특보는 단수 후보로 대통령실 검증을 마친 뒤 국회 인사청문회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두 차례 거쳐야 하는 절차적 문제가 있어 지명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통위원장은 보궐 임명된 경우 임기가 전임자의 잔여 임기로 정해진 자리다. 한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7월 말 전 보궐 임명되면 인사청문회를 두 차례 치러야 한다. 대통령실은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한 뒤 새 방통위원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