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침묵 당 혁신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논란을 낳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민주 ‘이래경 파문’ 내홍 격화

李,‘내부인사 논란’ 외면한채
이동관 방통위장 내정설 역공

비명계 “팬덤강화가 혁신인가”
李 퇴진후 비대위론까지 부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혁신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에도 공개 사과 대신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설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의 인사 참사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반격하면서 이 대표의 안일한 사태 인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퇴론’과 함께 조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론까지 부상하는 모습이다. 돈 봉투 의혹과 코인 논란 등 잇단 악재를 딛고 당을 쇄신할 카드였던 혁신위 구성마저 스텝이 꼬인 만큼 이 대표의 결단 없이는 당이 붕괴 수준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이날 정치권에선 혁신위원장 인선을 놓고 친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스스로 퇴진하는 길을 걸으면 내부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뜬금없는 소리”라며 “당 혁신위원장을 국민 투표를 하는 ‘슈퍼스타K’ 식으로 뽑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수용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경하게 말씀하셨으면 어땠을까”라고 화살을 돌렸다. 또 “팬덤 강화가 혁신인가. 이 대표가 ‘황교안의 길’로 가면 안 된다”라는 비명계 김종민 의원의 주장에 친명계 서은숙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비상’이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윤석열 검찰 독재’와 싸워야 한다”고 맞받았다.

계파 내홍이 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엉터리 인선’으로 코너에 몰린 이 대표가 비명계 요구를 대폭 수용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면전 확산 이전에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 경우에도 혁신위 인선을 놓고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계파 간 ‘불편한 동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재명 사퇴→조기 비대위 전환’ 시나리오를 언급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체제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8일 열리는 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을 확실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귀국은 민주당의 앞날을 가늠할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야권 내 비주류가 이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뭉치면 사면초가의 위기에 내몰린 이 대표 리더십이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혁신위원장 인선에 따른 논란에도 짧은 유감 표명에 그친 이 대표를 공개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날 확대 당직자 회의에서 권칠승 민주당 수석 대변인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집단적 이성 상실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라며 “이 대표는 공개 사과를 하고 권칠승 수석 대변인의 당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