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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적신호 급증…더 절실한 노동개혁

  • 입력 2023-06-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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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통계청이 5월 말에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의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4% 감소로 14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을 보여 생산 활동이 위축되는 양상이다. ‘출하 대비 재고’인 재고율은 4월 130.4%로 전월보다 13.2%포인트(p) 올라 지난 198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생산보다 출하가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주축인 반도체와 석유정제 등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출하가 크게 줄면서 재고는 전월 대비 6.2%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생산이 0.5% 늘었으나, 출하가 20.3% 줄어 재고는 31.5% 급증했다. 출하 부진으로 제조업 중심 수출세에 힘입어 코로나 팬데믹에도 굳건히 버티던 우리 경제는 지속적인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로 적색등이 켜졌다.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따른 미국발 반도체 산업의 주가 급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며 재도약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으나 반도체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단행하며 반도체 가격 하락에서 탈출하려 하고 있으나 미·일의 반도체 부활 정책과 중국의 도전으로 여건이 만만찮다.

암울한 경제지표에 맞춰 IMF는 올해 성장률을 최근 1.5%로 제시해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p 낮췄다. KDI와 한국은행·산업연구원도 모두 올해 성장률을 1.4∼1.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성장률을 1.6%로 전망한 정부는 ‘상저하고’의 희망을 피력했으나 주요 변수가 나빠지고 있고 14개월째 감소하는 수출, 국내 건설 투자 위축, 가계 부채나 일자리 문제 등으로 성장률 하향 조정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국가부채 한도 상향 조정 이후 경기침체 우려,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수요 감소, 반도체 불황 등은 여전히 경제 불안 요소다.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의 경기 부진과 내수화 정책 등에 의한 대중 수출 급감 등은 중국에 편중된 한국의 수출 구조로 인해 무역 적자를 고착시킬 우려도 있다.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와중에 대중 의존도를 줄여 내성을 키우며 대중 종속적 거래 관계를 벗어나 수출 지역과 산업의 다변화를 도모하는 기업들의 신속한 대응과 혼신의 노력이 돋보인다. 약 20년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던 대중 수출 비율이 최근 20% 아래로 떨어졌다. 그 반면에 대미 수출은 대폭 늘었고, 유럽과 신흥 시장에서도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정부도 기업과 민간의 도전정신과 자생 능력에 기대어 산업 규제를 풀고 민간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기술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는 신성장산업 규제를 혁신하고 지원 정책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근로시간 및 임금 체계 개편,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 노사 법치주의 확립 등 노동개혁에 대한 노조의 저항과 불법 파업 손해배상을 어렵게 할 이른바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에 흔들리지 말고 뚝심으로 노동 규범을 확립하고 합리적인 노조 문화를 구축해 기업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민관과 노사가 협심해서 하반기는 평화 속에 경제와 문화가 발전하는 ‘벨 에포크’(19세기 말∼20세기 초 파리의 평화로운 시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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