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일본대사 초치해 강력 항의
중·러 고위급 교차방문 ‘G7 맞불’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막을 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의 타깃이 된 중국과 러시아가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이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G7 정상회의가 중국 관련 의제를 과장한 데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쑨 부부장은 “일본은 G7 순회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 각종 활동과 공동선언에서 관련 국가와 결탁해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했다”며 “이것은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고 국제법의 기본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건의 정신을 위배한 것이자 중국의 주권·안전과 발전이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정한 교섭은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당국의 표현이다. 또한 중국은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세계 3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을 사상 처음으로 제재했다.

관영 매체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사설을 통해 “G7 정상회의가 반중국 워크숍으로 격하됐다”며 “G7은 개발도상국에서 실추되는 영향력을 살리기 위해 남을 비판하기보다 자신들의 내정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만, 동·남중국해, 홍콩, 신장(新疆) 문제 등 중국 관련 거의 모든 주제를 과대 선전했다”고 적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은 유럽 내 입지 강화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원하는 것처럼, 아시아에서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우크라이나 위기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G7 국가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일본으로 초청해 회의장을 ‘선동쇼’로 만들고 반러·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천원칭(陳文淸)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23일 중국을 찾는 등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