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서방이 한 것처럼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상황이 아니며, 서방 제재에 얽매이지도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특별한’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2위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외교 노선 전반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수년간 긴장 상태였던 대서방 외교를 회복하는 한편, 튀르키예-러시아 관계를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개인 중심의 관계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끈끈히 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도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사이의 포로 교환을 지원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러시아와도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면서 완전히 우크라이나 편에 선 서방 입장에서는 불만이 큰 상황이다. 오는 28일 열린 결선투표에 미국과 서방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CNN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스트롱맨’(strongman·독재자)으로 표현하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핵심 중재자’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을 ‘독재자’로 부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 "어느 독재자가 결선 투표에 나가나"라고 받아치며 날을 세웠다, 결선 투표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치며 "튀르키예 민주주의에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나는 우리 국민이 투표에서 강력한 민주주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