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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100세 시대 名士의 건강법

날마다 걷고 31년째 매주 등산 “느긋·너그러워지면 마음 편해져”

박현수 기자
박현수 기자
  • 입력 2023-05-18 09:07
  • 수정 2023-05-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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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3일 북한산 문수봉에 오른 김영수 프로당구협회 총재는 31년째 매주 토요일 등산하는 것이 건강비결이라고 했다.



■ 100세 시대 명사의 건강법 - 김영수 프로당구협회(PBA) 총재

인생 중반 이후 스포츠에 헌신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해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도

“꾸준한 운동과 소식,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건강에 도움을 줘”

잠자기 前 누워 발목펌프 운동
매일 아침 사과·당근 갈아 마셔
체중 64kg 평생 유지, 무릎 튼튼
당구는 치매 예방에도 큰 효과


글·사진=박현수 기자

사법부,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 요직까지 경험한 검사 출신 김영수(81) 프로당구협회(PBA) 총재. 그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1차장, 제14대 국회의원(민주자유당), 김영삼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제33대 문화체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는 인생 중반 이후부터 스포츠에 헌신하고 있다. 1995년 문체부 장관 재직 시 대한민국 스포츠를 세계화하는데 큰 업적을 남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그는 스키장 재산세 면제 정책으로 스키를 대중화시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지는 기틀을 마련했다. 프로농구 출범을 인가했고, 이후 프로농구연맹(KBL) 총재를 두 차례나 지냈다. 이때 선수들 연봉 상한액과 하한액을 정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도 그의 치적 중 하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아 아시아올림픽 평의회로부터 역대 최고의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김 총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프로당구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창설된 글로벌 프로스포츠기구로 지난 2019년 초대 총재를 맡은 후 5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다. KBL 총재 때 인연을 맺은 마케팅 및 경기운영 전문가들이 모여 프로당구를 국제스포츠로 발전시켜 보자고 의기투합, 성공할 때까지 모두 무보수의 결의로 참여했다. 창설 후 첫 6월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4번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 총재는 “지난 연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스포츠 산업대상’을 수상해 당구 활성화에 대한 노력이 정부를 비롯한 각계로부터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제15회 소강체육대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프로당구가 야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인기 종목임을 강조했다. 전국에 당구장이 2만 개가 넘고, 동호인만 1200만 명이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당구 전용 TV 채널까지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3일 북한산 문수봉 정상에 오른 김영수(뒷줄 가운데) 프로당구협회 총재가 일행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 총재의 이 같은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일 그가 31년째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사무실에서 김 총재를 만났다. 강직하고 힘이 넘쳐 보였다. 청소년문화연구소 이사장 외에도 변호사, 프로당구협회 총재 등 명함 3개를 받았다. 80대는 노쇠가 아닌 새로운 활동의 시작임을 느끼게 했다.

먼저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어떤 운동을 하는지 질문했다.

“우선 많이 걸으려고 애씁니다. 출퇴근 때도 목적지보다 앞서 내려서 10분 이상 걷고, 집이 올림픽공원 앞이어서 틈만 나면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합니다. 주 2회 정도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하는데, 그때도 걷는 것으로 몸을 풀지요.”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골프장도 주 1회 이상 찾지만 가장 즐기는 것은 등산이다.

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1992년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공직자 골프금지령을 내려 그때부터 지인들과 토요일마다 북한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이 31년째에 접어들었다”며 “건강관리에는 역시 등산이 최고”라고 말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산을 거르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주 토요일엔 비바람이 몰아쳐 등산객이 거의 없었지만, 우리 일행은 예외 없이 산행을 마치고 떡만둣국으로 점심을 먹고 해산했다”면서 “매년 10월 설악산에도 오르는데 평균 10시간 정도 산을 탑니다. 그동안 히말라야에도 세 차례 다녀온 것이 작은 자랑거리”라며 웃었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형제봉 매표소를 출발해 문수봉까지 3시간 정도 함께 산행하면서 이어졌다. 기자를 포함해 7명. 김 총재는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맨 앞에서 팀을 이끌었다. 체중 64kg을 평생 유지한 덕분에 무릎이 튼튼하다. “신체 나이가 50대 같다”고 하자, “50대는 심하다”며 “60대는 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총재의 첫 번째 건강비결이 등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소강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김 총재는 “골프에 미국프로골프투어(PGA)가 있다면, 당구하면 PBA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당구협회(PBA) 제공



김 총재는 “꾸준한 운동과 소식,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면서 “모든 것을 느긋하게, 너그럽게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다. 매일 아침 사과와 당근을 갈아 만든 주스를 마시는 것도 그만의 건강관리법이다. 안마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평소 건강을 위한 습관 중 하나다. 잠자기 전 누운 자세로 발목펌프 운동기구에 발목을 올려놓고 자동으로 운동하는 것도 솔깃하게 들렸다. “잠들기 전 단전호흡과 명상을 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루 일과는 오전 6시 30분 기상. 7시 30분 아침 식사, 8시 30분에 출근해 6시 퇴근한다. 그리고 10시 30분에 취침할 정도로 규칙적이다. 평소 생활신조로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진인사대천명, 타인에 대해서는 역지사지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수치(羞恥)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멈출 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생 때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전립선 비대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 외에는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전립선 비대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걸리기 쉽다면서 틈틈이 일어서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담배는 대학 때 잠시 피웠지만, 체질상 맞지 않아 끊었다. 술은 와인 2~3잔이나 소주 반병 정도 마신다.

김 총재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당구 예찬론을 펼쳤다. 당구는 그 자체로도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어 가정 화목에도 도움이 되고, 유소년들에게는 집중력을 길러주며, 고령층의 경우 치매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올해부터 시작되는 새 임기 4년은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내실화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면서 “전용구장 마련, 스포츠 토토 진입, 투어의 해외진출, 당구 아카데미 활성화 등을 통해 프로 당구를 가일층 인기 스포츠로 발전시켜 더욱 많은 사람이 당구로 건강을 다지는 토양을 만들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영수 PBA 총재가 걸어온 길

1942년 5월 10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65년 제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1987년 서울지검 공안부장, 1988년 국가안전기획부장 제2 특보 겸 비서실장, 노태우 정부 중기인 1990년부터 1992년까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다. 1992년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사장직을 맡아 세계화에 부합하는 청소년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14대 국회에 전국구로 진출하고, 김영삼 대통령과는 특별한 인연은 없었으나 대선 기간 중 민자당 정세분석위원장을 맡으면서 탁월한 기획력과 분석력을 인정받아 1993년 2월 문민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에 발탁돼 2년 10개월 동안 문민정부 개혁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어 1995년~1997년 문화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사법과 입법, 행정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2022년 5월에 열린 ‘웰컴저축은행 2021-2022 PBA 팀리그’를 마치고 선수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당구협회(PBA) 제공



1997년 변호사 등록을 했지만 사건 수임 없이 지인들을 도와주는 일이나 하고 주로 문화예술계와 체육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1999년 한국박물관회 회장, 2001년 예술의 전당 후원회장, 2001년부터 7년간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2004~2008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지냈다. 4년 4개월 재임하는 동안 중국, 일본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했다. 김 총재는 한국과 중국 프로농구 올스타전, 한국과 일본 챔피언전 등을 구상하고 성사시켰다. 아울러 유소년 농구교실 육성 등을 통한 저변 확대에 힘썼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고문, 2010년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 2011년 춤의날 조직위원장, 광화문문화포럼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2012년부터 대한체육회 고문을 맡고 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아 아시아올림픽 평의회로부터 역대 최고의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부터는 프로당구협회 총재직을 맡고 있다. 김 총재는 “KBL에서 4년가량 총재를 지내면서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 국제화와 유망주 육성을 적극 추진했다”면서 “프로당구 역시 세계화, 유망주 육성에 주력하면서 질과 양의 성장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상훈으로는 1995년 황조근정훈장, 1997년 청조근정훈장, 2009년 올해의 자랑스러운 서울인상, 2014년 올림픽골든스타훈장 금장, 2015년 서울대 관악대상, 한국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청룡장은 체육훈장 중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산업대상’, 2023년 제15회 소강체육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 문민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회고록 성격의 의식개혁을 강조한 ‘발상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1995년, 고려원)가 있다. 원종순 여사와의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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