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뉴시스

민주당 내부서도 꼼수 탈당 비판…이원욱 “탈당 수락시 민심 더 악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면서 민주당 자체 진상조사와 윤리 감찰은 즉각 중단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내 자체 조사를 무력화하는 김 의원의 ‘꼼수 탈당’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코인 의혹 관련 진상조사, 윤리 감찰은 탈당으로 인해서 중단이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김 의원이 탈당을 하면 당이 무소속 의원을 조사할 근거 및 권한이 사라지는데, 민주당은 이를 명분으로 당 차원의 조사·감찰을 중단할 방침을 잠정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꼬리자르기’ ‘꼼수탈당’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개인의) 자유의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탈당이 면죄부냐’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 꼼수는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 꼼수는 실패할 것”이라며 “김남국은 상처받은 국민들께는 그 어떤 미안함도 사과도 없이 오로지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만을 상대로 미안하다며 갈라치기 사과를 하고 탈당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것으로 국민들을 기망하고 겁박한 죄가 덮이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권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비명계 중진 이원욱 의원은 14일 “당원에 대한 사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가는 꼼수탈당”이라며 “김남국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도부가 ‘당헌당규상 막을 방법이 없다’ 등등으로 대응한다면 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소속 신분의 김 의원에 대해 일부 조사가 진행될 근거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당규 윤리심판원규정 19조는 “각급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같은 지적에 권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결정을 좀 해야 할 것”이라며 “조금 전에 탈당을 한 것이기 때문에 당이 취해야 할 방침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에게 지난 10일 권고한 ‘코인(가상자산) 매각’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의원이 가상자산 보유분을 실제로 전부 매각했는지 묻자 “그 부분은 확인 못 하고 있다. 본인 자산이니 본인한테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9억1000만 원어치 가상자산이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 가상자산 보유분을 전부 매각하라는 당 권고에 김 의원은 당시 따르겠다고 밝혔다.

손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