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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통해 지령문 확보

물밑 지원하던 옛 통합진보당
원내진입 못하자 새 기반 물색
NL 계열의 ‘인천연합’출신인
이정미·배진교 등 지원 지시해
한노총 간부 포섭까지 시도도

이미지 크게보기 이은주 원내대표 및 정의당 원내지도부가 29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그리고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처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북한이 정의당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해 7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에게 “정의당 지도부를 자주파(민족해방·NL)세력이 장악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자주파가 주류인 진보당(옛 통합진보당)이 원내진입에 실패하자 평등파(민중민주·PD)가 다수인 정의당에 침투해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정보원 등 방첩당국은 구속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에 대한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측 지령문을 확보했다. 방첩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7월 지령문에서 “(민주노총) 정치위원회에서 연고체계를 이용해 정의당의 전 당 대표 이정미, 전 원내대표 배진교 등 자주적 경향이 강한 중진 인물들과 그 지지세력들과의 정책적 제휴, 연대투쟁을 활발히 벌여 10월 정의당 당직자 선거에서 자주 세력의 주요 인물들이 당 주요 지도부를 장악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같은 해 4월에도 “진보당과 연대 연합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천연합을 밀어주어 정의당 지도부 장악을 시도하라”는 내용의 지령문을 보냈다. 이 대표와 배 의원은 온건 성향의 민족해방 계열인 ‘인천연합’ 출신이다.

북한의 지시는 원내 진입에 실패한 진보당 대신 정의당을 장악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등파가 주류였던 정의당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 2중대’ 논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거부 파동, 평등파인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논란 이후 인적구성에 큰 변화를 겪었다. 북한은 2021년 2월 “정의당이 당 대표 성추문 사건 및 국회의원 보좌진 부당해고 등으로 심각한 위기인 만큼, 이 기회에 분열 와해 공작을 방법 있게 들이대어 자주파 세력을 비롯한 일반 당원 대중을 떼 내어 진보당으로 포섭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사이비 진보정당인 정의당 것들의 개량주의와 분파적 행위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켜 정의당 영향력 내에 있는 산별 지역 노조를 진보당에 포섭하라”고 했다.

북한은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 간부를 포섭하려는 시도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민주노총 간부에게 보낸 지령문에서 “통일선봉대의 반미자주화투쟁에 적극 참가한 한국노총 소속 간부들을 포섭해 한국노총 안에 조직선을 박는 사업에도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썼다.

김윤희·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