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건설노조 압수수색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24일 오전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중당에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압수수색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동훈 기자

警, 민노총지부 10곳 압수수색
노조 윗선의 조직적 관여도 수사
전임비 1.3억 갈취 조합원 구속

경찰이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건설현장 폭력(건폭) 행위에 이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까지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며 민주노총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개별 노조가 아닌, 노조 윗선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이 같은 불법행위를 했는지 집중 확인 중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등 10개소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바탕으로 불법 정치자금 전달 경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이 불법 정치자금 약 6500만 원이 특정 정치인에게 건네진 건지 혹은 정당 차원으로만 흘러간 건지 확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정치자금을 받은 주체인 민중당(현 진보당)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공산이 크다. 돈을 준 경로가 확인될 경우, 받은 주체의 불법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진보당 관계자는 “민중당은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조합원들로부터 돈을 걷어 민중당에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이름으로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제31조에 따르면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으며,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건폭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서남지대장 우모 씨를 구속 송치했다. 우 씨 등 조합원 3명은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건설현장에서 노조 전임비 등을 요구하며 1억3000만 원 상당의 돈을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