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제시액 12만원 웃돌아

카카오, 1조원대 오일머니 확보
하이브보다 높게 반격매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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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SM) 지분 인수를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벌이는 ‘쩐의 전쟁’이 변수가 속출하면서 역대급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SM 주가는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로 뒤집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 주가가 전날 13만 원을 뚫은 배후에 2대 주주 카카오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는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투자자가 849억 원을 들여 SM 주식 67만5000주를 매수했다. SM 주가는 장 마감 직전 폭등, 13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타법인의 정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카카오나 카카오 계열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기 전에 SM 주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가를 띄워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SM 주가가 폭등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SM 주가는 하이브의 지분 인수 발표 전날 종가 기준으로 9만8500원이었으나 5거래일 동안 무려 33.9%나 오르며 2000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위한 단기차입금 3200억 원을 조달한 상황이어서 매수가를 더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 원대 자금을 조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를 펼 경우 주당 최대 14만1000원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카카오는 법원이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면 지분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다. 가처분 소송 결과는 신주 대금 납입일인 3월 6일 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차 변론기일은 오는 22일로 이달 안에 결론이 날 수도 있다.

경영권 분쟁이 소송과 비방전으로 얼룩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과연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행동주의 펀드의 허울 좋은 명분에 SM과 투자자들이 휘둘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SM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56분 12만6300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3만 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김지현·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