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보수 적은 지방의원 위한 법을
국회의원도 적용 추진했다 불발



군 퇴역연금보다 월급이 적은 지방의회 의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일부 장성출신 의원 입김으로 현역 의원으로까지 수급 대상을 넓히면서 퇴짜를 맞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제동을 걸면서 법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1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형평성 문제로 부결됐다. 이 법안은 퇴역연금 수급자가 선출직 공무원으로 취임하더라도 근무 기간 동안 퇴역연금 지급을 일시 정지하지 말고 계속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퇴직 군인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17일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수정 가결되면서부터였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초 발의 안에서는 선출직 공무원 근로소득금액이 퇴역연금액 이하인 경우 근로소득금액에 해당하는 금액만큼만 연금 지급을 정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소위에서 육군 교육사령관(중장)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 안대로면) 전국에 해당하는 사람이 (지방의회 의원) 1명”이라며 “공공기관에 취업하면 자기가 낸 연금 기여금을 주는 것처럼 선출직도 기여금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연합부사령관(육군 대장) 출신인 민주당 소속 김병주 소위원장도 “연금보다도 시의원이나 도의원이 됐을 때 받는 금액이 적으니까 누가 하려고 하겠냐”고 거들었다. 이 과정에서 개정안은 소득 금액과 상관없이 퇴역연금 수급자가 선출직 공무원으로 취임하면 퇴직연금을 지급 정지액 기준인 최소 50% 이상 지급받는 안으로 수정됐다.

전날 법사위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언급하며 해당 법안을 실제 존재하지 않는 ‘법안심사 3소위’로 보내자는 비판까지 나왔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형평성 논란이 있다”며 “왜 군인만 다른 공직자와 달리 이 혜택을 받아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황순관 기획재정부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국회의원 5명(김병주·민홍철·신원식·윤재갑·한기호 의원)을 포함해 11분이 혜택을 받는다”며 “형평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