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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미온적 대책 강력질타
“30GB 무료제공은 생색내기”

윤석열 대통령이 “기득권과 이권 카르텔을 깨는 데서 변화와 혁신이 시작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무풍지대인 통신·금융업 과점체제를 강하게 질타한 표현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통신 3사가 발표한 ‘3월 30기가바이트(GB) 데이터 무료 제공’ 발표에 대해 “생색내기용 응급처방”이라며 물가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격한 반응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열렸던 비상경제민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국민이 살기 어렵다. 지금은 민심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금융 업계의 미온적인 대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물가인상은 고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의 외부요인에 문재인 정부 5년간 미뤘던 전기·가스·수도 등 각종 공공요금이 한 번에 오르면서 나타난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예대마진 차로 15조850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던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데는 인색했다. 대통령실에서 고통분담 동참 필요성 신호가 잇따라 켜지면서 은행들은 향후 3년간 10조 원 규모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지만 고금리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어주지는 않고 있다. 통신 3사가 15일 발표한 30GB 데이터 무료 제공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통신비 경감 및 물가인하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장관들은 확실한 권한을 갖고 국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나갈 방침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