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연일 통신사 비판
고객 편의 극대화 방안 검토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연일 통신업계의 과점과 막대한 이익 향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통 분담 노력을 강조하면서 관련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3월 한 달간 30GB 무료 데이터 제공 등을 발표했지만, 작심한 압박이 계속되자 추가 대책을 어떻게 내놓을지 고민에 빠졌다.

이동통신사 핵심 관계자는 16일 서민 체감 물가 경감 방안으로 거론되는 중간요금제 신설 등에 대해 “아직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도 “고객의 사용자 패턴 등을 분석해 편의를 극대화할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는 월 20~30GB대 5세대(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중간요금제를 지난해 만든 바 있는데, 시민단체 등에서는 40~100GB대 요금제가 없어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중간요금제 신설 전에는 5G 이동통신 요금 구간대가 △8GB 이하 △100~200GB대 △무제한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에 따른 비판이 계속되자 이동통신사들이 중간요금제를 추가했는데 이마저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비용 부담이 큰 요금제 사용을 유도해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폭리를 취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을 보면 매우 많은 데이터를 쓰는 이용자와 극히 적게 쓰는 이용자로 구분된다”며 “이에 맞춰 요금제를 구성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수십GB 수준이지만,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는 요금제에 구애받지 않고 동영상 서비스 등을 마음껏 쓰는 ‘헤비 유저’와 와이파이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고 유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라이트 유저’로 시장이 양극화돼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가족 결합 등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알뜰폰 등 사용자 선택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병채·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