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티뷰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전경. 삼성전자 제공

■ 위기극복, R&D로 돌파구 찾는다 - (2)삼성전자

美·英·加 등 7곳 AI센터 운영
지역별 특징 활용해 선행 연구
‘객체 인식’ 등 신기술 개발 중
실리콘밸리 인재 적극 영입도

‘새로운 초연결 경험’비전으로
6G 분야 핵심기술 선점 박차
통신망 고도화 등에 집중투자


삼성전자는 미래를 준비하는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으로 삼성리서치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리서치는 전 세계 12개국, 14개의 R&D센터와 7개의 글로벌 인공지능(AI)센터에 있는 1만 명 이상의 연구개발자들과 협력해 디바이스경험(Device eXperience·DX)부문의 미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리서치는 △시각·자연어·음성 처리 기술을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는 AI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5세대(G) 경쟁력 강화와 함께 미래의 6G를 만들어가는 차세대 통신 △사람과 인터랙션하는 폼팩터 및 요소 기술을 다루는 로봇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탑재하는 리눅스 기반 플랫폼 타이젠 △고객들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경험 혁신 △현실과 같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미디어 △전사 제품에 적용 가능한 보안 솔루션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DX부문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기술로 AI와 차세대 통신에 주목하고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고 인력과 함께 하는 AI 연구 =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한국 AI총괄센터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뉴욕, 캐나다 몬트리올에 차례로 AI센터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연구센터의 지역별 특징을 활용해 최고 수준의 환경을 갖춰 AI 선행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산학협력을 통해 한국 AI총괄센터가 전 세계 AI 연구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개발자 인력이 모여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감원 소식이 들려왔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만난 노원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연구소장은 “삼성전자는 선행 연구를 하면서도 제품 개발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개발자들에게도 매력이 되고 있다”며 “삼성의 인력이 결코 글로벌 기업들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연구를 통해 △자연어 이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빅스비 △멀티모달 기술을 활용해 시각 자료에서 사용자가 언급하는 객체를 인식하는 비주얼 NLU △서버를 거치지 않고 초저용량 메모리로 온디바이스 AI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 중에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R&D센터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회장이 주목한 차세대 통신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직접 점찍은 차세대 통신도 삼성전자의 주요 연구 분야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등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을 근간으로 6G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고, 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기술 주도권 확보를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삼성리서치에 2019년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대학·연구기관들과 협력해 기술개발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리서치는 2020년 공개한 6G 백서에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6G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후보 기술, 표준화 일정 등을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 총회에서 6G 비전 표준화 그룹 의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22년 6G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해 미래 기술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삼성 6G 포럼’을 처음 개최했고, 6G 백서에 이어 6G 주파수 백서를 내고 6G 통신용 주파수 확보를 위한 글로벌 연구를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혁신적 융합 서비스와 첨단 기기 등 신사업 영역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경기 기흥캠퍼스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상에 없는 기술 창조”… 최첨단 ‘반도체 R&D단지’ 조성에 20조 투자

기흥캠퍼스에 10만여㎡ 규모
‘파운드리’등 핵심 기지 될 듯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부문은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R&D) 시설로 경기 기흥캠퍼스에 최첨단 R&D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2028년까지 R&D 단지 건설에 약 20조 원을 투자한다.

기흥캠퍼스 R&D 단지는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삼성 반도체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R&D 단지 건설로 삼성전자뿐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D 단지를 통해 국내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회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우수 반도체 R&D 인재 육성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해 8월 열린 R&D 단지 기공식에서 “우수한 R&D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통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역시 R&D 단지 기공식에 직접 참석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4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96.9% 급감했지만,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인위적 감산 기조에 동참하지 않는 것에는 기술에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깔려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초격차를 유지하고, 2030년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속속 선보이면서 R&D 투자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선단(最先端)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 ‘고성능·저전력’으로 요약되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도할 제품이다. 파운드리에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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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