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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 보도…전문가들 "임상시험서 10∼15%는 ‘비반응자’"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 등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이런 약물도 5명 중 1명에게는 체중감량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계열의 약물들이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약물들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만들어 포도당 흡수를 늦추는가 하면 뇌에 작용해 식욕도 억제한다.

이런 효과 덕분에 이들 약물은 최근 당뇨병 치료와 체중 감량에 널리 쓰인다. 성분명으로는 ‘세마글루타이드’·‘리라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둘라글루타이드’ 등이 있는데, ‘위고비’·‘오젬픽’·‘마운자로’·‘젭바운드’·‘삭센다’·‘트루리시티’·‘리벨서스’·‘빅토자’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됐다.

현대판 ‘만병 통치약’이라고까지 불리고 있지만,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AP 통신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투약으로 비만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다수에서 15∼22%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서 체중 감량이 5% 미만 수준이어서 이런 약물에 ‘비반응자’(nonresponder)로 분류된 환자의 비율도 10∼15% 수준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살빼는 약들이 본격적으로 시판돼 사용자가 수천만 명 수준에 이르면서 비반응자 비율을 이보다 더 높여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모든 환자들에게 GLP-1 수용체 작용체 약물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비반응자 비율이 아마도 약 20%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당뇨병 전문가인 파티마 코디 스탠퍼드는 AP 통신에 "문제는 저마다 반응이 각각 다르다는 걸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위고비 등 약물을 비만치료제로 투약했으나 체중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실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P 통신은 이런 약물들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대개 몇 주 안에 판명된다고 전했다.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 경우 대개 조기에 나타나며, 투약 용량을 늘리면서 이런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다만, GLP-1 수용체 작용제 중에서도 어떤 약에는 반응하지 않던 환자가 다른 약에는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 식단, 운동, 수면,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이 체중감량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코넬대 와일 의대의 비만치료 전문가 캐서린 손더스는 "비만은 매우 복합적인 질병이며 매우 종합적으로 치료돼야 한다"며 "만약 처방한 약이 효과가 없다면, 항상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고비’는 지난 10월 15일 국내에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오·남용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본래 목적인 비만 치료가 아닌 미용 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받는 경우가 많고, 비대면 진료를 통한 ‘묻지마 처방’도 만연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