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의 쌀’ 확보 파격 인센티브

인텔 유치 독일, TSMC와 협상중
프랑스, 스위스기업 등서 7.9조 확보

‘첨단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각국은 자국 내 대규모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까지 내걸며 ‘반도체 공장 유치 전쟁’을 펼치고 있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2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반도체칩과 과학법(반도체 지원법)’을 제정했다. 파격적 혜택 제공으로 자국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해외 기업들의 생산 공장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반도체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반도체 전략’을 발표한 일본도 대규모 생산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반도체산업 기반 긴급 강화 패키지’를 발표하고 건립비용(1조2000억 엔)의 40%에 해당하는 4760억 엔(약 4조6000억 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최근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추가경정예산으로 1조3000억 엔(약 12조62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오는 2030년까지 총 430억 유로(약 60조 원) 기금을 조성해 반도체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 중이다. 유럽 내 주요국들 역시 반도체 패권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지난해 3월 인텔과 반도체 공장 건설에 합의했다.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약 22조5000억 원)를 들여 반도체 허브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독일은 최근 TSMC 공장 유치를 위한 협상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스위스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57억 유로(약 7조9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이 앞다퉈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유치 전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세밀한 정책을 바탕으로 기업의 설비 투자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