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을 조사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문 정부의 초대 통계청장인 황 전 청장은 소득주도성장 이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했다는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한 뒤 2018년 8월 취임 13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통계청 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황 전 청장은 이임식 때 문책설을 시사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청와대 압박을 거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후임인 강 전 청장의 행보를 보면 정황이 더욱 뚜렷해진다. 그는 임명 뒤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장관님들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임명 직전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때엔 홍장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의뢰로 문 대통령 발언을 뒷받침하는 자료 작성에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청장 때 가계소득통계 기준을 바꿔 소득분배 개선 결과가 나오게 왜곡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문 정부의 통계 왜곡은 집값·일자리 등도 마찬가지였다. 집값이 급등하던 지난 2020년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단체 발표는 52%나 됐다.

국가통계 조작·왜곡은 정부 정책 수립은 물론 기업 활동, 연구기관 분석까지 망치는 중대한 국가 범죄다. 지난 9월 착수했던 감사원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한다. 청와대 개입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감사원은 전모는 물론, 윗선의 압력까지 성역 없이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고발, 수사 의뢰, 징계 요구 등 엄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