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장동 의혹 핵심인물인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운데) 씨가 지난 11월 24일 자정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 공동대표, ‘헬멧남’ 전 쌍방울 부회장
검찰, 260억 원 상당 범죄수익 은닉 혐의 적용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재산을 은닉한 측근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김 씨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특히 최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김 씨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 검정 재킷과 빨간 헬멧을 착용하고 오토바이를 몰고 마중을 나와 ‘헬멧남’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사다.

이 씨와 최 씨는 김 씨의 지시로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사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 등을 피하려고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으로 지난 13일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당시 김 씨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가 있는 인테리어 업자 김모 씨도 체포했으나 조사를 마치고 석방했다. 검찰은 이날 김 씨와 최 씨 등의 주거지, 사무실 등 10여 곳도 압수수색했다.

한편 김 씨는 전날(14일) 오후 9시 50분쯤 자신의 차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119 신고로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김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적 선택 시도 당시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던 김 씨는 한동안 차 안에 머물다 자신의 변호인에게 연락해 자해 시도 사실을 알렸고, 변호인이 119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담당을 오래 한 기자 출신의 김 씨는 소위 ‘대장동 일당’ 가운데 정치권과 법조계에 대한 청탁·로비 등을 담당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김 씨는 구속 기한 만료로 지난달 24일 석방돼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최근 김 씨는 측근인 이 씨와 최 씨 등이 범죄수익 은닉을 도왔다는 혐의로 체포되자 정신적으로 크게 압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와 측근들은 모두 범죄수익 시도 같은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