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책위 “불법사채금지법, 고금리 속 실효성 떨어져”
신동근 “금투세 반드시 도입해야”
이상민 “정진상 방탄, 당 관여 부적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불법사채금지법’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방침’ 등을 놓고 최근 당내 이견이 속출하면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이 대표의 ‘복심’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당 차원 대응에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방탄 기조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당 정책위원회는 초선인 이 대표의 2호 법안인 불법사채금지법(대부업 및 이자제한법 개정안)에 대해 “고금리 상황 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당 법안은 법정 최고이자율을 어긴 금전계약의 경우 이자 관련 계약 조항을 무효로 하는 내용으로 이 대표가 지난 7월 대표발의했다. 이 대표 역시 불법사채금지법을 민주당 중점 추진 법안인 ‘가계부채대책 3법’에 포함, 정기국회 내 신속 처리를 주문했으나 결국 당내 정책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정책위 판단에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요구한 금투세 유예 검토에 대해서도 당 소속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신동근 의원실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관되게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법인세 인하를 반대한다면 그 연장 선상에서 금투세 도입을 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두 차례나 이 대표 제안에 공개 반기를 들었다. 민주당은 조만간 금투세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을 최종적으로 점검한 뒤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 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기조인 ‘부자 감세 차단’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이를 뛰어넘는 명분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정 실장 수사에 대한 당 차원 비호에도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선 일부 지도부가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자, 홍기원 의원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냐”며 반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당이 깊게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총력을 들여 방어하려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엄호한다거나 이런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