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5일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정 실장 본인의 혐의 조사 넘어
이 대표 범행 인지·관여 등 추궁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정 실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그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로비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을 피해 검찰에 출석했다. 사전에 검찰에 비공개 소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에게 제기된 혐의는 크게 4가지다. 우선 정 실장은 지난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소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각종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사업 지분 중 24.5%(세후 428억 원)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 위례 신도시 사업 과정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있다. 특히 정 실장은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이재명’을 총 102회 언급하며 두 사람을 ‘정치적 공동체’로 표현했다. 또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정 실장이 위례 신도시 사업자 공모 전에 이미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을 사업자로 선정하기로 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실장을 상대로 주요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은 물론 이 대표의 범행 인지 및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실장은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검찰의 수사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러나 불합리한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는 “영장을 보면 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정진상·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세 사람이 김만배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700억 원(세후 428억 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428억 약정설’”이라며 객관적 물증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게시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