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재건축 활성화될까...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으로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대상이 3000만 원 이하에서 1억 원 이하로 확대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 재건축초과이익환수 개편안

전문가 “일단 숨통 트이겠지만
재초환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국토교통부 주택공급혁신위원회가 29일 재건축 초과부담금 최대 50% 감면, 초과이익 1억 원 이하 면제 등의 내용을 발표했지만, 재건축사업 활성화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금리 상승 공포가 부동산 시장을 짓눌러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법(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 사안이어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 없이는 국회 통과도 어렵기 때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재건축조합 등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에서 인근 주택 가격상승분과 비용 등을 제외한 초과이익이 1인당 3000만 원을 넘기면 10~50%를 환수하는 제도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도시정비업계도 이날 발표에 대해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재건축 초과부담금을 낮춰 시장에 긍정 신호를 주는 ‘숨통 효과’ 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과 건설·시행업계는 도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초환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발표가 재초환 문제로 지지부진한 재건축 추진 단지에 일부 숨통 효과를 주겠지만, 실제 속도가 나기 위해서는 제도 자체가 폐지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 금리가 치솟는 ‘금리 공포 상황’이어서 시장 반전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재초환 제도는 재건축 조합원들의 폐지·유예 희망과 일반 국민 여론(현행 유지)이 서로 달라서 국회 통과 여부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고준석(동국대 겸임교수)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 부담금을 일단 감면해주겠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도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안전진단 완화와 재초환 제도 폐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재건축 부담금을 줄여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부과율을 더 낮추든지, 재초환 제도 폐지 수준의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재건축 부담금은 애초부터 무리한 정책으로 도심 주택공급만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이번 기회에 재초환 제도 자체를 폐지해 재건축 사업 활성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주·김순환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