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소비계획 설문 조사
소득 낮을수록 지출 더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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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보다 지출을 줄이겠다는 가계가 약 6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 지출 계획’을 설문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9.7%는 “올해 하반기 소비 지출을 상반기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소비 지출 감소 폭은 평균 3.6%로 나타났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더 크게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응답자는 하반기 소비 지출을 상반기와 비교해 평균 7.9%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상위 20%의 소비 지출은 0.01% 감소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소비 지출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물가 급등(46.3%), 고용·소득 불확실성 확대(11.5%), 채무 상환 부담 증가(10.6%) 등을 꼽았다.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이 반영된 조사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를 줄일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20.4%), 자동차·전자제품 등 내구재(15.0%), 의류·신발(13.7%) 등의 응답이 많았다. 음·식료품(28.4%), 전·월세 및 전기·가스비 등 주거비(18.8%), 생필품·화장품(11.5%) 등 지출은 상반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경련은 물가 상승에도 필수 소비재는 소비량을 줄이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하반기 소비 예상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51.0%가 ‘물가 상승세 지속’이라고 답했다. 금리 인상(28.6%), 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9.6%)이 뒤를 이었다.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46.8%가 내년이라고 답했다. ‘2024년 이후’와 ‘기약 없음’ 응답 비중도 각각 25.2%, 20.4%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 우려로 소득 불확실성은 확대되는데 식료품 등 생활 물가는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대출 이자는 늘고 있다”며 “정부가 물가 안정에 주력하는 한편, 선제적인 세제·금융 지원을 통해 가계의 유동성 확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