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택소노미’에 원전 포함
원전 협력업체 1兆 일감 생겨

원자력 발전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포함으로 원전 전후방 산업에 저리의 자금 조달길이 열리며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수혜를 받게 됐다. 원전 생태계와 경쟁력이 회복되고, 2030년 원전 10기 수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원전업계는 21일 “정부의 K-택소노미 수정에 따라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과 첨단 핵융합 개발 및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전날 공개한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에는 ‘원자력 핵심 기술 연구·개발·실증’(녹색 부문), ‘원전 신규 건설 및 원전 계속 운전’(전환 부문) 등 원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활동을 분류한 목록이다. 이번 K-택소노미 수정 초안은 녹색부문 64개와 전환부문 5개 등 총 69개 경제활동으로 구성됐다.

원전이 친환경에너지라는 점을 정부가 공식 선언한 셈이다. 이번 수정안에 따라 미래 원전 기술개발, 설비투자, 인력양성 등 원전 분야 전반에 대한 투자 유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달 금리가 절감되는 등 금융 애로가 줄어들며 무너졌던 국내 원전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특히 원전 수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당장 윤석열 정부 들어 공사 재개가 결정된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녹색 투자로 인정돼 낮은 이율로 녹색 대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원전 협력업체들에 925억 원 규모의 긴급 일감을 공급하는 등 오는 2025년까지 1조 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로 발주한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해외 각국이 한국이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원전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이미 체코,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SMR와 차세대 원전, 핵융합 등 미래 원전 기술 도약에도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