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검찰총장 후보자 선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후보자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野, 尹과 사적 친분 집중추궁
검찰총장 부적격 판단 내릴 듯

여야는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 후보자는 “유리잔의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만 떨어져도, 금세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검은 물’이 된다”며 검찰 중립성과 공직윤리, 내부비위 엄벌책임론을 강조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친분’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며 “수사 중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정권 눈치 보는 걸 넘어 한 몸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며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형님으로 부른다고 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뚜렷한 신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한 번도 사석에서 형님으로 부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문재인 정권 관련 검찰 수사,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수사 당시의 ‘수사정보 유출’ 논란 등을 놓고 이 후보자의 ‘수사 잣대’를 추궁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따른 후속 조치로 “법무부가 시행령을 통해 부패, 경제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의 범위를 적절하게 정했다”며 이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여야는 업무방해·선거법 위반 사건 등으로 재판 중인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청문위원 자격’을 놓고 청문회 시작부터 충돌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차근차근 어렵게 쌓아 올린 신뢰가 비위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도록 늘 경계하겠다”면서 “‘청렴 없는 실력’은 불신만 낳을 뿐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겠다”며 검찰 수사의 중립성 준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수사, 재판, 형 집행 등 검찰의 모든 업무가 오로지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만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대 최장기 검찰총장 공백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지난 5월 6일 김오수 전 총장 퇴임 이후 122일 만에 열렸다. 가장 길었던 검찰총장 공백 기간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124일이다.

김성훈·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