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후 SNS에 글 올려, 지지세 결집 여론전

국힘은 긴급의원총회…향후 방향 놓고 난상토론

이미지 크게보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힘 이준석 전 대표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제동을 거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후 자신의 SNS에 당원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법원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실상 인용결정을 내린 후 첫 반응이자 언급이다.

이 전 대표는 26일 밤 10시쯤 페이스북 글에서 당원 가입 링크를 올린 뒤 “당원 가입하기 좋은 금요일 저녁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고 10시간여 만에 나온 반응이다. 이어 그는 “보수정당, 여러분의 참여로 바꿀 수 있다. 딱 한 분 모자랍니다”라며 “지금 결심해 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이 전 대표가 향후 지도체제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의 과정을 염두에 두고 당 안팎으로 지지세를 결집하며 여론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구체적인 국민의 힘 지도체제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사퇴하지 않은 최고위원으로 최고위를 다시 구성하고, 사퇴한 최고위원 자리는 당헌에 의해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주말인 2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주 위원장 직무정지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당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은 기자들에게 “법원 가처분은 비대위원장만 직무 집행 정지했다”며 “비대위 발족과 비대위원 임명 등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직무집행이 정지된 주 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 역시 무효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비대위원을 상대로 또 다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 ‘주호영 비대위’를 유지하려 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 이전 역할인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최고위 체제의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인 출신 한 의원은 “비대위 출범 전 사퇴한 최고위원들의 빈자리를 전국위원회에서 다시 선출해 최고위원회를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