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원장 그만 둔 건 ‘못 해먹겠다’ 생각이 들었던 것”
“지지율 떨어지면 쫓아와서 해달라는 상황 반복”
尹, 후보 시절부터 자신을 싫어했다고 주장

이미지 크게보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품는다’는 표현에 굉장히 모욕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엄청나게 저를 막 때린 다음에 ‘너를 품어줄게’ 이러는 것인가. 이게 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능할 리가 없다고 본다”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면이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가만히 있는데 본인들끼리 사고 치고 지지율 떨어지니까 그 해법으로 이준석을 자르자고 결론을 낸 것”이라며 “이 안에서 뭘 품는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잘못된 상황에 대해서 판단을 하고 정정하고, 그래서 책임 있는 사람들이 ‘그건 잘못했다. 미안하다’고 했으면 되돌리는 것까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야 보통은 사과 또는 피해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할 리가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대선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과 결별한 이유도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 때 여러 지도자를 많이 도왔던 분”이라며 “그 분도 중간에 때려칠 정도면 속된 말로 ‘못 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캠프 내 의사결정 구조라든지, 인사 영입에 있어서 우려되는 지점이라든지, 훌륭한 선거 지휘관을 모셔 놓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려고 한다든지, 이런 것들에 얼마나 답답함을 느꼈으면 (그랬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당시 공보단장이었던 조수진 의원과의 갈등 사례를 거론하며 “공보단장이 상임선거대책위원장한테 들이받을 수 있는 거는 ‘저 사람을 후보가 싫어하는구나’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라고 하지만 후보는 저 사람을 물 먹이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며 “사석에 가면 (윤 대통령이) 굉장히 저에 대한 비하적 표현을 쓰면서 주변에 그런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나왔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냥 때려 치겠다고 했더니 나중에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쫓아와서 제발 해달라고 했다”면서 “이게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