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그룹 코요태

혹시 20년 넘게 활동해 온 그룹 코요태(사진)의 멤버인 가수 신지와 김종민의 결혼과 임신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대부분은 없을 겁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지난 18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신지와 김종민은 두 사람의 결혼설과 임신설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기사화된 적이 없는데요. 익명 뒤에 숨은 한 유튜브 채널이 가짜 뉴스가 근원지였죠. 지난 16일 올라온 이 영상은 이미 32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에 신지는 “유튜브 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임신해서 김종민과 10월에 성당에서 결혼한다더라. 가짜 뉴스를 정말 믿는 분들이 있다. 해당 영상에 1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고, 사람들이 축하해주더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죠.

해당 채널에는 두 사람의 가짜 뉴스 외에도 몇몇 스타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이며, 이혼한 연예인 부부가 재혼을 했다는 등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냥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인격살인에 가까운 범법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일까요? 또 왜 피해입은 연예인들은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것일까요?

이런 채널들은 운영자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 계정이 대부분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문제 삼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해도 상대를 특정할 수 없으니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죠. 오히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 일일이 기사화되고, 가짜 뉴스들을 더 널리 알리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는 것’을 대응 방향으로 잡은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런 영상의 댓글입니다. 신지와 김종민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연예인을 추모하기도 하죠. 왜 이런 댓글 일색일까요? 현실을 정확히 짚는 비판 댓글들은 운영자가 수시로 삭제하는 겁니다. 그리고 가짜 뉴스를 믿는 댓글만 남겨 마치 사실인 것처럼 왜곡시키는 거죠. 치밀하게 채널을 관리하며 거짓말로 자기 배를 채우고 있는 겁니다.

이 채널 외에도 몇몇 유튜브 채널이 이렇듯 유명 연예인들을 둘러싼 가짜 뉴스를 양산해왔습니다. 이는 순전히 돈벌이를 위한 행동이죠. 통상적으로 조회수 1회 당 3∼4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는데요.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 영상 하나 만으로 300만∼4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이렇게 거짓을 일삼고, 여론을 호도하는 유튜버들이 횡행하는 것이죠.

안타까운 것은, 그들을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고가 접수돼도, 이런 채널 운영자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공개하지 않는데요. 범죄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반면, 애먼 이들의 인권이 땅에 떨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이미지 상처와 정신적 피해를 입는 것은 모르쇠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