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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값 급등·高금리 겹쳐
폐업 막으려 인건비 등 축소
자금융통 어려워진 회사 팔고
기술 살려 일반기업 재취업도

자영업자 3년새 12.5만명 ↓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실적 정산을 했는데, 순손실만 88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어떻게든 폐업만큼은 막아보자는 절박한 생각으로 고정비용을 줄이고 있어요.”

경기 지역에서 가구·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는 한모(39) 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공사를 10∼11개씩 했는데, 지금은 2개로 줄어든 데다 그나마 매출액도 적어 그간 벌어놓은 돈을 다 까먹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매출이 거의 70% 이상 줄어 직원 6명 중 3명을 내보냈다”며 “주거 공사 외에는 하지 않던 상업시설 공사라도 따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중적인 복합 경제위기 논란 속에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등의 여파로 한계 상황에 봉착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폐업 절벽’ 사태에 몰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건비·재료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건 기본이다. 배달, 대리 기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밤낮없이 일하는 ‘투잡족’으로 나서며 경기가 호전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아예 운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고 일반 기업에 직원으로 재취업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불황 영향으로 국내 연평균 자영업자는 2018년 563만8000명에서 지난해엔 551만3000명으로 12만5000명 감소했다. 올해의 경우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고물가 등 악재가 지속하고 있어 앞으로 발표될 통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영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없는데 매장을 유지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단기간 급증했다”고 했다. 지난해 1분기 831조8000억 원이었던 대출액은 올해 1분기 960조7000억 원으로 약 15.5%나 늘었다.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투잡족은 2016년 40만9000명에서 지난해 50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영업자들의 생존 노력은 사투에 가깝다. 홀로 카페를 운영한다는 박모(45) 씨는 “저녁에는 가게 문을 닫고 자정까지 배달 일을 하고 있다”며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도 빠듯한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생계 유지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서모(여·61) 씨는 “예전에는 외국인 직원들을 고용했지만, 요즘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직원들 없이 키오스크를 통해 손님을 받고 있다”며 “단골손님에게 서비스 반찬을 내주는 인심도 이제는 어려워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창업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구직 전선에 뛰어든 ‘전직 사장님’도 적지 않다. 한때 직원 20여 명을 둘 정도로 사업이 순탄했다는 정보기술(IT) 업계 스타트업 대표 김모(33) 씨는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기업 팀장으로 재취업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