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홍수·도심침수 대책회의
尹 “본류·지류 상황 실시간점검
인명·재산 피해 등 최소화하라”

AI홍수예보 시스템 정비하고
디지털 즉각 경고체계도 운영
‘침수위험지도’ 대상지역 확대

이미지 크게보기오세훈 시장도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추경호(왼쪽 네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세훈(〃여섯 번째)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부지역 폭우로 발생한 피해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호우로 인한 이재민 발생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변 현장을 언급하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국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라고 강조해 온 만큼, 정부의 미진한 호우 대응에 대해 행정부 수반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어제도 신림동 피해 현장을 둘러봤습니다만 저지대는 집중 호우가 있게 되면 상대적인 고지대 빗물들이 내려오고, 또 다른 지역에서 받은 빗물들이 하천과 하천 지류들을 통해 수위가 상승돼 침수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 지하 주택에 사는 분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불 보듯 뻔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호우 예방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도림천 범람으로 반지하에 거주하는 발달장애가 있는 A 씨를 포함한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지난 8일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하천과 수계관리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이제 우리 기술도 많이 향상됐기 때문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즉각 경고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국가하천, 지방하천 본류와 지류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물길에 대한 경고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화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홍수예보 시스템 정비 계획을 보고받았다. 75개 대하천 중심의 느슨한 홍수예보를 AI를 활용해 218개 지류·지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홍수예보 시스템을 대하천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홍수 피해는 대하천의 지류나 지방하천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하천에 하천 수위 관측소와 센서를 설치하고, 전파 강수계를 이용해 강수량 정보를 점 단위가 아닌 면적 단위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AI 시스템을 구축하면 여러 곳의 홍수 발생 여부를 빨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67개 지역을 예측한 ‘침수위험지도’를 2025년까지 전국 250개 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침수대책회의에 앞서 ‘폭우 피해 상황 점검회의’도 주재하고 신속한 수해 피해 지원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내각은 지자체와 적극 협력해 복구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예산과 인력을 신속하게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