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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더지 리포트 - ‘내일 멈추는’ 자기부상열차 上

승객 실수요 전혀 반영안하고
휴·폐업 결정 시기도 놓쳐
1년간 사업성 수준도 ‘처참’

2016년 개통, 6년5개월간 운행
열차고장 건수 모두 71건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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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4700억여 원을 들인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중단 사태는 사업 시작부터 종료까지 ‘실수요’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전시행정을 벌인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뻥튀기 수요 예측→무료 운영→휴·폐업 결정 실기’ 등 어느 하나 정상적 정책 판단이 없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결과, 국고가 수천억 원 투입된 시설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두더지(두드리고, 더 파고, 지속하고) 취재팀이 확보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도시철도운송사업계획서(2015년 작성)에 따르면, 자기부상열차는 개통 2년 뒤인 2018년부터 일평균 6만8092명의 승객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열차가 가장 붐볐던 지난 2019년 8월에도 승객은 공휴일 하루 평균 9339명으로 예측치의 13.7%에 그쳤다. 개통 후 6년여가 지난 올해 3월 기준 일평균 승객은 273명으로 떨어졌다. 기존 예측치의 0.00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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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는 없는데, 적자 규모는 불어나고 있다. 연간 운영비만 80억∼100억 원 규모로, 통행료가 ‘완전 무료’이기에 모든 비용은 적자로 잡힌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하루 이용시간이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총 2시간 30분으로 제한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도 유지관리비는 각각 67억3000만 원, 63억6000만 원이었다. 이는 철도, 승강, 환경미화 등 용역비, 시설관리비, 전기·수도 비용 등을 합친 금액이다. 인건비와 자문비 등은 별도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인건비도 매년 25억 원에 이른다. 개통 직전에는 훨씬 많은 금액이 빠져나갔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9년여간 투입된 투자·건설비는 총 3150억 원이다. 세부적으로는 국토교통부가 2174억 원(69%), 인천시가 189억 원(6%), 공항공사가 787억 원(25%)을 부담했다. 연구비로는 약 1000억 원이 투입됐다. 개통 전후를 모두 따지면 열차에 들어간 혈세는 4745억1800만 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열차의 사업성 수준은 처참하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년간 국토부와 공항공사가 실시한 효율화 운영진단용역에 따르면 열차의 경제성(비용 대비 편익)은 0.32에 불과했다. 이 수치가 1.0이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열차 고장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6년 3개월간 열차 4대(8량(칸))의 오류는 총 71건 일어났다. 강승필 서울과기대 철도대학원 교수는 “향후 열차 고장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 상태로 있으면, 앞으로도 돈 먹는 하마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