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0.50%P 인상

8년 만에 ‘年 2.25%’ 기록
‘3회 연속’ 인상도 사상 처음
韓美 금리역전·환율도 고려

이창용 “향후 0.25%P씩 인상”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4월과 5월 기준금리를 이미 0.25%포인트씩 인상한 데 이어 7월에는 빅스텝을 밟아 1999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래 최초로 3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한은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이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2.25%의 기준금리는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최근 1년여 동안 1.75%포인트가 상승했다. 한은이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건 최초로 4, 5, 7월 금통위에서 잇따라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예측하는 연말 기준금리 2.75%∼3.0%는 합리적”이라면서 “향후 인상속도와 관련해서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물가 정점을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보고 있지만, 정점을 찍은 후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출 금리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취약차주의 금리 부담과 중·저신용자의 대출이 많은 제2금융권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는 현행 연 0.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