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새 1人 112만원 ↑

제2금융권 대출 경제 뇌관
자영업·기업 이자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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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저금리 기간 빚을 불려온 가계가 부담해야 할 빚이 최근 10개월 사이 24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감소하던 가계대출이 최근 들어 증가세로 전환한 데다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의 증가 폭이 크다는 점도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적된다.

13일 금융권은 2%대로 올라선 기준금리가 가계대출 증가세와 맞물려 취약차주에 대한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0.50%포인트가 그대로 대출금리에 적용될 시 이자 부담은 약 6조809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부터 오른 기준금리 1.75%포인트를 적용하면 10개월 사이 이자 23조8323억 원이 불어난 셈이다.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도 10개월 사이 112만7000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금리인상으로 개인에는 원리금 상환 부담, 금융권에는 대출 건전성 악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000억 원으로 5월 말보다 약 3000억 원 증가했다. 전체 금융권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약 7000억 원 규모로 제2금융권에서만 약 4000억 원이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 제2금융권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린 것을 지적하며 “가계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영업자와 기업의 이자 문제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 원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의 이자 증가액이 2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기업대출은 최근까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현재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 포함) 잔액은 673조755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7조8672억 원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 부실이 결국 금융권 전체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