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분석

- 경제 위기상황 ‘나몰라라’

尹 “추가민생대책, 法 개정 사안
국회 가동됐다면 법안 냈을 것”

권성동“원구성 마라톤 회담하자”
野 “양보안 제시하는 게 먼저다”

이미지 크게보기굳게 닫힌 국회 본회의장 한 국회 관계자가 20일 오전 3주 넘게 굳게 닫혀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경기침체로 국민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여야는 주도권 다툼에 따른 원 구성 협상 대치 상황을 이어가면서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며 국회 공백 사태가 3주를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로 민생 경제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정치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마라톤 협상을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여당의 ‘납득할 만한 제안’을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마무리를 위한 마라톤 회담을 공식 제안한다”며 “이번 주 안에 반드시 담판을 짓는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여당일 때는 항상 먼저 양보안을 갖고 협상을 시작했다”며 “의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여당이 납득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게 선결과제”라고 맞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여당 원내대표가 어떤 양보안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된 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는 제대로 된 협상은 여전히 미룬 채 힘싸움만 벌이는 모양새다. 말로만 민생 경제를 생각한다고 하면서 국회는 아예 문을 닫아버린 행태에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정책 타깃은 우리 중산층과 서민들의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며 “지금 국민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회가 원 구성이 안 돼서… 국회가 정상 가동이 됐으면 법 개정 사안이고 법안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은 국회와 민생 경제를 염두에 둔 정책에도 비협조로 일관하는 야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고물가·고유가 등 살림살이도 팍팍하고 대내외 경제도 안 좋은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국회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힘겨루기를 하느라고 원 구성도 못 하고 있다”며 “서로 하나씩 양보해 통 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김성훈·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