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테라의 가치 폭락에 이어 비트코인까지 폭락하며 약 4조 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굴렸던 가상화폐 헤지펀드가 파산 위기에 놓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스 캐피털’이 투자금과 대출금 상환 요구 등에 대처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구제 금융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 등으로부터 투자 용도로 비트코인을 빌렸으나 최근 가격 폭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대부업체에 제공했던 담보 자산을 강제청산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강제 청산으로 스리애로스가 파산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창업 약 10년 째인 스리애로스는 가상화폐 펀드로, 지난 5월 들어 테라USD 등이 폭락하기 이전인 4월까지만 해도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산을 굴렸다. 하지만 지난달 테라USD와 자매 가상화폐 루나의 붕괴로 큰 손실을 봤고, 이달 들어 각종 긴축 우려로 인한 가상화폐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까지 폭락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카일 데이비스 창업자는 “테라·루나 사태가 우리의 허를 찌른 데다 최근 몇 주 비트코인 등이 폭락하면서 더 많은 문제가 일어났다”며 “전염병처럼 다른 가상화폐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