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6개 단체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성호 기자

화주協, 간담회서 피해 호소
삼성전자 중국공장 생산 차질

포스코 철강15만t 출하 중단

이승주·이근홍·김호준 기자
울산=곽시열 기자, 전국종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이 장기화하며 산업 현장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수출입 중소기업의 피해도 커지면서 업계가 화물 운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무역협회 화주협의회는 14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8일째를 맞으면서 전국 주요 항만과 국가 주요 생산시설들이 일주일 넘게 마비됐다”며 “전국의 사업장에서 수출 물품의 선적이 취소되고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주협의회는 포스코의 경우 매일 2만여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선재공장과 냉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현대차 울산공장은 부품이 입고되지 못해 조업 차질이 지속되는 등 기간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화주들로부터 236건의 애로사항이 접수(13일 오후 6시 기준)됐다고 밝혔다. 이 중 수출 관련이 151건(64.0%)으로, 세부적으로는 납품 지연이 63건(26.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박 선적 차질 51건(21.6%), 위약금 발생 37건(15.7%)이었다. 수입 관련은 85건(36.0%)으로 이 가운데 물류비 증가가 32건(13.6%),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애로가 31건(13.1%), 생산 중단이 22건(9.3%)이었다.

파업으로 수출품 운송이 막히며 해외로 나가야 할 선박을 놓치거나, 수입 원자재를 공장으로 들여오지 못해 생산라인이 멈추는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웨이퍼 세척용 소재(IPA)를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업체의 물류 운송이 끊기면서 삼성전자 중국공장도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산업의 피해액(7∼12일 기준)만 1조6000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제품 출하 중단에 이어 이틀째 일부 공장을 세우며 ‘도미노 피해’에 대한 불안감도 감지된다.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15만t 규모의 철강 생산제품 출하가 중단됐고, 공장 가동 중단으로 선재제품은 하루 7500t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폐업 직전까지 몰렸던 소상공인들은 이제 겨우 터널을 지나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파업은 소상공인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