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어색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당내 ‘586 용퇴론’ 등을 주장한 이후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불편한 듯 어두운 표정으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민주당 지도부 내홍 확산

박지현 ‘대국민 사과’ 제안에
당내 일각 ‘개인 입장’비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586 정치인’들의 용퇴로 대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서울·경기·인천 시·도지사 후보와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당 개혁 쇄신방안을 담은 공동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해 국민 앞에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전날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강력한 쇄신 의지를 피력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원 간 고성과 설전이 오가는 등 당 내홍도 커지는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586 정치인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으로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를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전날 사과 후 띄운 ‘586 용퇴론’에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당과 협의된 바 없다”며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치부하자 오히려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어 “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586 정치인들이 상상하지 못한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게 목표”라며 “586 정치인들의 남은 역할은 2030 청년이 이슈를 해결하고 젊은 민주당을 만들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서울·경기·인천 시·도지사 후보와 선대위원장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사과하고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에 대한 대국민 서약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둘러싼 일부 강경파 의원들과 강경 지지층의 비판에 대해서도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대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며 팬덤 정치를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연장선으로 ‘짤짤이’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해 “비대위 비상 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징계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공개 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는 박 비대위원장과 윤 비대위원장 간의 고성과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문밖을 넘기도 했다. 지도부 간 메시지 조율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비공개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586 용퇴론’에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의 당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 기구를 만들어 논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도부의 협의된 내용도 분명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윤 비대위원장도 좀 더 숙고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은지·송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