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 열고 대책 마련
싱가포르서도 1000명 피해

가치가 폭락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USD(UST) 투자자들이 권도형·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가상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운영자는 이날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권도형, 신현성 공동창업자를 고발하려 한다”는 글을 카페에 올렸다. 테라폼랩스는 최근 가격이 폭락한 가상자산 테라USD(UST)와 루나(LUNA)의 발행 업체다.

이미지 크게보기 테라 홈페이지 캡처

카페 운영진은 “권도형, 신현성 대표는 루나 가격이 부진하던 지난해 초 연 20%의 역대급 고이자를 미끼로 스테이킹(예치) 상품을 출시했다”며 “이를 수단으로 코인값을 천정부지로 올리다가 고점에서 사기꾼들이 다 팔아버려 폭락했고 많은 분의 자산이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테라와 루나의 급격한 시세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투자자 20명가량을 모아 이른 시일 내 두 공동창업자를 상대로 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10여 개가 넘는 오픈채팅방에서도 집단 소송 논의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루나에 투자한 A 씨는 오픈채팅방에 “전 재산에 마이너스통장까지 1억6000만 원을 다 날리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B 씨는 “갑작스러운 시세 하락은 분명 조작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명백한 피해자”라며 “고소든 고발이든 투자자들이 단체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도 시세 폭락 사태에 분노하고 있다. 미국 코인 전문 매체 EWN 등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회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경찰에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가 공개한 싱가포르 경찰 보고서에는 “루나에 투자한 뒤 돈을 잃은 시민을 위해 고소장을 제출한다”며 “싱가포르에는 1000명이 넘는 테라와 루나 투자자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예린·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