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어떤 심정일까? 한덕수(가운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에 앉기 전에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정의당 의원 8명 보이콧
與간사만 항의차 방문해 설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했지만
韓후보에 질의조차 못하고 끝나

윤석열 정부와 ‘예비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 간 조각(組閣)의 첫 격전지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에 따른 반쪽짜리 청문회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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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 8명은 한 후보자 측의 자료 미제출을 이유로 전날 발표한 바와 같이 국회 청문회 보이콧에 들어갔다. 이에 인사청문회는 주호영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현행법상 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국회의 인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총리 인준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되므로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 없이는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이날 오전 한 후보자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지 못한 채 39분 만에 정회했다.

인사청문회 시작 직전,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항의차 인사청문회장을 찾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과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다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측에서 자료 청구가 역대 총리 청문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하는데, 그만큼 한 후보자가 의혹이 많고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한 후보자가)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로 부동산 거래내역 등을 제출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과연 검증을 받겠다는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성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요청된 자료가 총 1090여 건”이며 “이낙연 총리 때 319건(제출 85%), 정세균 총리 때 250건(제출 52%), 김부겸 총리 때 347건(제출 84%)과 비교할 때 3~4배가 넘는 양”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결정적 흠결을 찾지 못해 보이콧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주 위원장은 한 후보자에게 부동산 매매 내역 등 필요한 자료는 최대한 제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양당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 제출 미비를 핑계 삼고 있지만, 사실상 윤석열 정부 내각의 첫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어 기선 제압을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한 후보자는 대체 어떤 특혜와 이권이 엮여 있길래 한결같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완·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