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썰렁해진’ 선별진료소 오는 25일부터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노원구보건소 의료진이 상계동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18일 ‘거리두기 전면해제’

시민들 “코로나 블루서 탈출”
가족여행·MT 등 계획 기대감
예비부부들 “눈치안보고 초대”
클럽 등 “일손부족해 직원채용”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폐지되고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도 ‘권고’ 사항이 되는 등 ‘일상 회복’에 시동이 걸리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감)를 겪은 시민들이 해방감을 표출하고 있다. 당장 ‘호캉스’ 등 여행을 계획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고, 그간 한계 상황을 호소한 자영업자들도 직원 채용을 늘리는 등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15일 정부의 방역 정책 조정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양모(35) 씨는 “오는 어버이날(5월 8일)에 가족들과 갈 만한 여행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매년 이맘때쯤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을 모시고 제주도, 일본으로 ‘효도 여행’을 가며 가족끼리 회포를 풀었는데, 지난 2년간 한 번도 못 가서 아쉬웠다”며 “이젠 여행 다닐 때 부담이 없어져 다행”이라고 했다.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대학생들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시내 대학에 다니는 이모(22) 씨는 “술집에 가면 단체 인원이 모일 수 없어서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학과 동기, 후배들과 대면식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젠 아무런 제약이 없어졌다”며 “선후배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거나 MT를 가자고 학우들과 이야기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299명까지만 허용되던 결혼식 등 행사 인원 제한도 사라지면서 예비 신혼부부들도 반색했다. 올해 하반기 결혼을 앞둔 박모(여·30) 씨는 “결혼식만큼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초대해 인사도 나누고 축복을 받고 싶은데 인원제한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많았다”며 “청첩장 보내는 것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자영업자들도 ‘거리두기 폐지’를 환영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쭈꾸미집을 운영 중인 서모(48) 씨는 “코로나19 국면 동안 대부분 배달을 통해 영업해 왔는데 높은 수수료 때문에 사실 장사가 잘 돼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이제 배달비 신경 쓰지 않고 예전처럼 자정 넘은 시간 2차, 3차를 하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남구 논현동 호프집 사장 이모(46) 씨는 “야간에 벌이가 시원치 않을 땐 하루 매출이 고작 20만∼30만 원대에 불과한 날도 있었는데, 최근 자정까지 영업이 허용되면서 하루에 130만~140만 원가량은 꾸준히 나왔다”며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없이 장사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역 인근 클럽 사장 김모(37) 씨는 “코로나19가 터진 뒤로 직원 10명 중 7명을 해고하고 3명만 뒀는데, 손님이 바글바글해져 서빙, 안내할 사람이 부족해 다시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며 “우선 급한 대로 2∼3명가량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영·이근홍 기자